교회가 온라인 교육 플랫폼 역할… “전도의 접점이 넓어졌다”
북카페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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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9 11:27
코로나19는 한국교회의 대면 활동에 큰 제약을 가져왔다. 공예배는 위협받고 해외 선교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전도와 봉사활동도 어려워졌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며 한국교회는 지역사회로부터 교회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한 답을 요구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기도 광주 청림교회(장윤제 목사)는 나름의 답을 제시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 플랫폼 ‘지역사회열린학교’(COS)로 비대면 시대에 맞춘 ‘필요중심의 관계전도’에 나선 것이다.
COS는 ‘자기주도학습관’ ‘말하는 영어공부방’ 같은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과정부터 커피 바리스타, 가족·노인 심리상담사, 방과후돌봄교실지도사 등 70여 가지 민간자격과정 온라인 강의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평생교육 시스템이다. 자동차정비기능사와 같은 국가공인 자격증 과정도 최대 65%까지 할인 받으며 수강할 수 있다. 청림교회는 다른 교회도 COS를 운영하며 지역사회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한다.
청림교회에서 5일 만난 장윤제 목사는 지역사회 전도의 중요성과 COS의 역할을 설명했다. 장 목사는 “미래지향적 목회의 답을 ‘지역’에서 찾아야 한다”며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시대에 맞춰 ‘지역 필요중심의 관계전도’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갈빗집을 인수해 시작한 청림교회가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작은도서관’이라는 지역주민과의 소통 매개체이자 플랫폼 덕분이었다. 신고제로 일정 요건만 갖추면 개설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작은도서관은 지역 내 작은교회가 취할 최적의 전도 전략이었다.
장 목사는 나아가 교회의 문턱을 낮춰 지역주민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북카페’ 형식으로 전환했다. 커피를 제공하며 지역 주민을 초청해 관계 전도의 물꼬를 튼 것이다. 카페 옆에 블록장난감방을 만들자 더 많은 아이와 학부모가 찾기 시작했다. 수요가 늘자 원어민 영어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해 다문화 가정과 결손 가정이 많은 지역 내 필요에 부응했다.
장 목사는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과 직업교육, 심리상담 등을 진행하자 입소문이 나면서 교회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며 “지역의 필요를 찾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장 목사는 한국복지목회협의회를 만들었다. 미자립교회가 문화선교센터나 평생교육 아카데미 등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도우며 평생교육과 교회 전도의 결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플랫폼은 교회와 지역사회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거점이 됐다. 교회가 제도권 내 합법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사회와 접점을 찾고 관계전도에 나설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전도가 어려워진 시기에 맞춰 장 목사는 COS를 온라인화했다. 한국복지목회협의회는 한국사이버진흥원과 업무협약을 하고 비대면시대 전국 교회가 환경에 제한받지 않고 온라인 거점 플랫폼을 무상으로 설치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복지목회협의회에 신청하면 온라인 COS홈페이지 개설은 물론 운영까지 도움받을 수 있다. 각 교회 홈페이지에 접속한 지역주민들은 간단한 회원가입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교회는 회원 정보를 토대로 오프라인 수료식과 수료자 대상 특강 등을 진행하며 관계 전도의 접촉점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
장 목사는 “신천지 같은 이단도 전문가그룹을 만들어 지역 내 관계전도를 활용한 포교에 나선다”며 “지역을 섬기고 지역과 소통하는 사랑방운동이자 다음세대를 살리는 운동인 COS가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를 탈출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에 대한 시각이 왜곡된 현실에서 막연하게 교회에 오라고만 해선 전도가 되지 않는다”며 “한국교회가 COS의 다양한 온라인 평신도 관계전도 교육 프로그램을 지역 소통의 창구이자 전도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광주=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