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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전략이다. 어느 분야든지 모두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땀흘린 만큼 열매를 거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전략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주변의 시장을 철저하게 조사한 후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공략한다.

목회도 이제 전략이다.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회로 특성화 되어야 한다. 지역을 무시하고,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읽지 못한 목회는 교회 안에 갇힐 수 밖에 없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청림교회(장윤제 목사, 예장합동)는 개척교회 4년 만에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마을중심교회로 자리 잡았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드나들며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하고 있다.

‘북카페’로 지역 주민과 소통… 아이가 신나면 엄마는 행복

장윤제 목사도 처음에는 서울에서 목회했다. 서울 모 교회 후임으로 청빙 받아 사역했다. 후임 목사의 지위는 위태로웠다. 결국 원로목사의 갈등 구조를 조정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개척자금 2억 원을 들고 2016년 4월 경기도 광주로 내려왔다. 마침 갈빗집 하던 건물이 9억 8천만 원에 경매로 나왔다. 주변 삼거리에 빌라들이 들어서 있고, 지역 주민들은 소박했다. 수도권가 멀지 않고, 대단지 아파트 개발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복지목회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었던 장윤제 목사는 모험을 결단했다. 과감하게 대출을 받아 갈빗집을 인수한 것이다. 성도는 가족 뿐이었다.

갈빗집을 리모델링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북카페’, 작은 도서관을 오픈했다.

북카페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누구나 가능하다. 기본 조건이 10평의 공간, 책 1,000권, 6개 좌석만 있으면 관할 시청이나 구청에 신청할 수 있다. 사회복지 시설은 허가제지만 북카페는 신고제로 상대적으로 쉽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 선택은 주효했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책을 읽으려 엄마들이 왔다. 한 두 사람들이 모여 들더니 어느새 사랑방이 되었다. 가만히 들어다보니 책에 대해 금방 싫증을 느끼는 것 같았다. 천지만한 아이들이 강요에 장시간 책을 읽을 수는 없었다. 아이들만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신나는 놀이 전략으로 ‘아이맘 레고블럭방’을 만들었다. 600여종의 레고블럭, 100여종의 퍼즐, 60여종의 보드게임과 트램플린(방방이)을 도입했다.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아이들이 신나면 엄마는 더 자주 교회를 찾아올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노는 사이 이제는 엄마들을 위한 쉼이 필요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나누다 본격적으로 ‘바리스타 창업’에 이르게 되었다. 새로운 일자리 기회까지 제공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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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신나고 엄마들이 행복하면 그다음부터는 알아서 일이 진행된다. 엄마들이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아이들이 책만 볼 수 없지 않냐며, 아이들을 위해 체계적으로 공부를 시켜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사실 장윤제 목사는 개척 초기 지역아동센터를 신청했다가 지역에 수요가 이미 차고 넘쳐 더 이상 안 된다고 거절당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필요에 의해 민원을 넣자 바로 승인이 나왔다. ‘샬롬 지역아동센터 공부방’이다. 교회가 서서히 지역 주민을 위한 교회로 자리 잡아 갔다.

이것을 기초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일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사단법이 한국복지목회협의회 부설 <드림원격평생교육원>을 통해 배움과 일자리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수강료 50%는 장학지원으로 누구나 전문적인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심리상담과정, 방과후지도과정, 심화1급과정에서 심리상담사 가족치료상담사 진로적성상담사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지역아동교육지도사 미술심리상담사1급 등 다양한 전문자격증을 취득, 취업의 문을 다시 두드릴 수 있게 했다.

이 뿐만 아니다. 다문화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역도 추진했다.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레고반을 운영하고, 캄보디아 친구들을 위해서는 축구팀을 만들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광주지역 외국인 지원단체협의회에 지원 아래 ‘다문화 케어센터’를 설립해 한국어 강좌, 이미용, 네일아트, 바리스타 등 교육과 취업의 장을 열어 주고 있다.

청림교회는 마을교회다. 지역 주민들이 드나들며 쉼과 배움, 일자리까지 얻을 수 있는 칭찬 받는 교회다.

“교회는 지역 안에 있습니다. 이 말은 지역을 모르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교회가 교회로서 존재 의미가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지역과 소통하며,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회로 목회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의 필요를 읽고, 그 필요를 충족시켰더니 교회도 살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도 칭찬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북카페로 시작된 나비효과, 교회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청림교회를 개척했을 때 가족뿐이었다. 부채는 많고 재정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기적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지역과 함께 하는 사역들을 추진해 나갔다. 분명한 사실은 북카페를 시작하여 사람들이 드나든다고 바로 교회로 등록하는 것은 아니다. 복음을 영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책, 쉼, 일자리 교육 때문에 오는 것이다.

장윤제 목사의 목회 철학은 ‘오고 싶은 교회, 오게 하는 교회’다.

행복한 예배를 드리고, 행복한 꿈을 꾸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신앙공동체를 지양한다. 따라서 당장에 이익이 없어도 목회 철학을 바꾸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사이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게 소문났다. 불신자, 가나안 성도 등이 머뭇거리다 하나 둘 교회로 등록했다. 교회 개척 4년이 지나 이제 50여 명이 예배를 드린다. 왕성한 사역에 비해 교회성장이 대단하지 않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윤제 목사는 광주시 지역 주민들, 청림교회를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이 교인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만을 위한 교회, 교인들만을 위한 예배는 생명력이 없습니다. 영문 밖에도 복음을 듣고자 하는 영혼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품고,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을 향한 복음의 통로입니다.”

더 중요한 교회의 핵심 가치 복음이다. 교회는 복지사역을 하지만 NGO단체는 아니다. 장윤제 목사는 예배에 생명을 다한다.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설교를 통해 예수의 구속의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삶으로 품고, 복음은 예배를 통해서 증거한다.

지역교회로 정착하려면 지역 주민의 필요를 충족시켜라

사람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교회에 나온다. 교회가 자신의 리드를 채워주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떠난다. 냉정하다. 예전에는 정과 관계에 의해 참고 지냈지만 현대교회는 철저한 계산에 의해 수평이동한다. 그러므로 현대목회에서 지역 사회의 리드를 읽는 것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교회가 마을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전략이다.

“목회자의 생각이 중요합니다. 지역과 소통하지 않는 교회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역 사회를 위한 사역을 추진할 때는 지속성이 있어야 합니다. 한 두 번 하다 그만 두면 처음부터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벤트로는 정착하지 못합니다. 목회 철학을 가지고 손해 보더라도 복음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교회 북카페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한국교회에 준 가장 강력한 선교의 도구입니다.”

한편 현대목회에서 전략적으로 선교 도구로 활용할 있는 ‘북카페교회’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본지는 장윤제 목사의 ‘북카페 되는 교회, 안 되는 교회’를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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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기자